#1. 2010년, LG-넥센의 경기. LG의 선발투수는 좌완인 봉중근이었습니다. 당시 넥센의 감독이었던 김시진 감독은 우타자를 대거 기용합니다. 선발 라인업에서 1명을 제외한 8명의 타자가 우타자였습니다. 경기는 LG의 승리였습니다. 경기 후반 좌타자인 이숭용이 대타로 나오는데, 봉중근에게 안타를 기록했습니다.

 

#2. 2011년, LG-한화의 경기. 이른바 ‘좌우놀이’에서 한대화 감독도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좌투수가 나오면 우타자를 대거 투입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그날 선발투수는 좌완인 주키치였는데, LG가 이겼습니다.

 

#3. 2011년, LG-SK 경기. LG에서 우타자인 정의윤을 대타로 올리자, 김성근 감독은 좌투수인 가득염을 올립니다. 정의윤은 삼진으로 물러났습니다.

 

#4. 2012년, LG-두산 경기. 투수는 주키치였고, 타자는 좌타자인 오재원이었습니다. 두산의 응원단장은 ‘여러분, 오재원이 주키치에게 강한 것 아시죠?’라고 말하였습니다. 그런데 정말 그랬습니다.

 

8월 9일, LG-삼성 경기, 캐스터가 장원삼의 기록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데 장원삼이 우타자(2할 8푼) 보다 좌타자(3할 1푼)에 약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해수도 그러했는데, 이번 시즌 좌타자 상대로는 피안타율이 3할대지만, 우타자 상대로는 1할대로 나타났습니다.

 

다음은 2016년 통계입니다. (KBO 자료실)

 

 

 

 

좌투수 중에서 우타자를 상대할 때 보다 좌타자를 상대할 때 피안타율이 높은 투수가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좌투수가 좌타자에게 강하다는 일반적인 인식과는 조금 거리가 있는 통계입니다.

 

1980년대에도 야구의 인기는 대단했습니다. (사실 프로야구가 생기기 전에도 야구의 인기는 대단했습니다. 프로야구가 생기기 전에는 고교야구의 인기가 상당했습니다. ‘역전의 명수 군산상고’라는 말이 만들어질 정도로 인기가 대단했습니다.) 당시에는 지금처럼 케이블 TV가 없고, 그리고 sbs도 만들어지기 전이라 채널이 3개이었습니다. 그 시절 야구 전문가들이 모여 야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특집 프로그램이 있었던 것이 생각나는데, 그때 언급되었던 것이 좌투수-좌타자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그때 인상적이었던 것은 그때에도 이미 좌투수에게 약하지 않았던(우투수 대비 타율이 더 높은) 좌타자가 존재했다는 것입니다. 그 중 기억나는 선수는 MBC의 윤덕규(이후 태평양으로 트레이드) 선수였습니다.

 

양상문 감독이 처음 LG의 지휘봉을 맡았을 때, 팬들의 경우 고마운 마음을 가졌던 것이 사실입니다. 당시 LG 트윈스는 언론에서 ‘독이 든 성배’라 표현할 정도로 누구도 맡고 싶지 않은 팀이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리고 그해 어수선한 분위기를 정리하고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기염을 토해냈습니다. 그때의 분위기로 봐서는 팬들이 오랫동안 양상문 감독을 지지할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오늘날 양상문 감독에 대한 팬들의 지지는 적어도 그때와 비교해 많이 싸늘해진 것 같습니다.

 

거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는데, 먼저 이해할 수 없는 작전입니다. 첫 번째 타자가 출루했을 때, 발이 느림에도 도루 작전을 시키는 경우가 그러했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는 지나친 ‘좌우놀이’에 대한 집착입니다. 시즌 초, 김지용, 신정락의 구위가 서서히 떨어질 때, 불펜에서 볼이 가장 싱싱한 선수는 진해수였습니다. 하지만 진해수는 좌타자만을 상대하고 내려오는 경구가 많았습니다. 1이닝 정도는 충분히 상대할 수 있었음에도 말이죠.

 

‘좌우놀이’를 신봉한 김시진, 한대화 감독은 이미 예전에 현장에서 물러났습니다. 앞서 언급한 두 감독 정도는 아니지만 김성근 감독도 ‘좌우놀이’를 신봉한 감독 중에 한 명입니다. 그에 비해 국가대항전에서 좌타자(김현수)에게 좌투수를 상대하게 했던 김경문 감독은 적어도 NC 팬들에게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기분입니다. 그런 것을 보면, ‘좌우놀이’는 이론이 아니거나 이론이더라도 예외가 매우 많은 이론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글을 쓰는 날, 저녁에 비가 내려서 그런지 혹서기는 지나간 기분이 듭니다. 여전히 낮에는 뜨겁지만 말이죠. 날씨가 좀 더 선선해지면 오랜만에 야구장으로 나들이를 나갈 생각입니다. 즐거운 한 주 되시길 기원합니다.